
애장시(29)-난초 화분을 받고서/제자 김종윤에게
해마다
5월 15일이면 어김없이
배달되는…
그런데
올해는 꽃바구니가 아닌
귀품이 넘치는
동양란의 대훈반호*大勳班縞이다.
연두바탕에 붉은 색 줄무늬가 있는
작은 꽃망울에서
뿜어내는 향은 자지러질 것만 같다.
풍란과는 또 다른 미각의
방향芳香
투각된 도자기 화분을 물끄러미
완상하며 나는
대학 강단에서의 23개 성상을
조용히 성찰해본다.
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언제나
웃음을 일지 않던
그 때 그 시절, 제자의 맑은 목소리와
다부진 눈망울이
난향 속에서 오늘은 섬광처럼 빛난다.
*동양란의 하나로 혜란蕙蘭의 무늬종이다


(사진제공:나의 사진첩/제자가 보내주는 난화분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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