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선, 나의 애장시

지선自選, 나의 애장시愛藏詩(21)<보청기와의 조우>시인 이문걸

이문걸 2025. 3. 30. 11:08

--보청기-

 

 

애장시(21)-보청기와의 조우

                  음색 고운 목소리

 

 

오래 묵혀 두었던

서고書庫에서

어느 날

기억의 빗장을 풀자

켜켜히 싸인 먼지 사이로

내 귀는 비로소 열려

처음에는

출렁이는 고향바다 물결소리로

하나씩 속살거리다가

나중에는 나지막한 흙 담을 낀

유년의 뜰 안에서

은하수가 반짝이는 밤

유독

병약한 나를 안고

등을 토닥거리며

자장가를 들려주던,

그 음색 고운 어머니의

따뜻한 목소리

바람결에 들려라.

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(사진제공:나의 사진첩/서재)